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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노트

2021.07.05. 에세이.

by Sueña. 해나 202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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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아직 오지 않은 너에게’
나는 그간 네가 나쁘다고 생각했어. 철저하게도 말이야. 너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수십번 했지뭐야. 늘 나를 괴롭히는 존재라고 생각했어. 네가 오려 할때 마다, 동공은 풀리고 숨은 가빠지기 시작하고, 식은땀은 이곳 저곳에서 흘러. 너는 내가 이런것을 알고 있을까. 오지도 않은 너를 원망해.

오늘의 단어에서 ‘불안’ 너를 보자마자 살짝 한숨이 나오더라. 뭐라 써야하지. 너는 내게 수 없이 많은 경험이었고, 두려움이었고,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인데, 짧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데 어느날 부터 내가 너를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 사람들이 ‘불안이란 나를 지키기 위해 드는 감정’이라는 거야. 그러니 칭찬을 해주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불안’ 네가 올때 마다 이렇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 ‘오늘도 나를 지키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구나, 아주 열심히 일 하고 있어! 칭찬해.’

그래도 아직 네가 오는건 힘들단다.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은 아닌가봐. 아직 내게 오지 않은 네가 벌써부터 두려울때가 많은걸. 그렇게 나는 너를 자주 오해하고, 거리를 두고, 내게 오려하면 밀쳐내기 바빴어.

그래도 나는 너를 만나고 달라진게 있어. 바로 나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지! 잠을 덜 자서 그런가? 아니면 든든하게 챙겨먹지 않아서 그런가? 네가 나를 챙기라고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기로 했거든.

‘불안’ 너는 내게 큰 고통을 주지만, 내가 살아있다는, 아직 건강하길 바란다는 신호라고 생각해. 이 세상엔 너를 안 만나본 사람은 없다고 하더라. 나는 이제 더이상 너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 너를 이해하기 시작 했거든. 그리고 어쩌면 조금 고맙지뭐야. 나를 알게 해줘서.

이건 아직 오지 않은 너에게 보내는 나의 마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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