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가 새로 이사 한 곳은 들판이다. 그래서 그런가 새들이 많이 찾아 온다. 주차해둔 차에 올라 앉아 신나게 놀고나서 응가를 잔뜩 해두고 간다. 귀여운 녀석들. 엄마는 어쩌면 할머니가 우리가 이사한 집이 궁금해서 찾아오는건 아니냐고 했다. 응가를 하던 녀석들이 새 님으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차에서 더 이상 놀지 않게 하려고 새 집을 마련했다.
DIY라고 해서 새 집도 만들어야 하나 했는데 만들어진 형태로 물건이 왔다. 우리는 예쁘게 우드 스테인으로 칠하기만 했을 뿐이다. 조금 더 멋져 보이기 위해 토치를 사용하여 불에 그을린 효과를 냈다. 나무 색 종류가 대부분 토치를 이용한 것들이다. 오래된 나무 느낌이 팍팍난다.
우드스테인은 소량으로 판매하는 곳을 선택 했다. 색은 호가니, 오크, 초콜렛, 티크(오렌지색), 애플그린이다. 초록색 지붕은 빨강머리 앤의 집이 생각나서 했는데 짙은 초록색은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새집 아래에 불도장으로 만든 아빠 서명을 찍어두니 조금 더 그럴듯 하다.
우드스테인을 칠하고 난 뒤 바니쉬를 칠해줘야 비가 내려도 견딜 수 있다. 내가 바니쉬를 칠하던 날은 날씨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무광 바니쉬인데 칠하는 족족 색을 보였다. ㅋㅋㅋㅋㅋ 눈 내린 모습 같아 독특하지만 칠하는 내내 충격이었고 혹시 바니쉬가 아니라 하얀색 스테인리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다.
이대로 계속하면 예쁜 색이 모두 사라질 것 같아서 방에서 하기로 했다. 바니쉬를 칠하고 우드봉을 연결한 모습이다. 우드봉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 우드봉은 모두 초콜렛 스테인을 두번 칠해줬다.
밖에서 칠해서 눈이 내린 듯 했던 새 집은 바니쉬를 한번 더 칠했더니 괜찮아졌다. 봉과 새집은 실리콘으로 마감을 해줬다.
각각 매력있는 새집. 새들이 놀러와 주길. 마당에 설치 하고 논에 있는 지푸라기를 따뜻하게 넣어줘야지.
새집이 온 뒤에 바로 작업을 해서 찍어둔 사진이 없다. 저렴란 새집이 멋진 새집으로 변신해서 완전 뿌듯하다.
새들을 위한 밥까지 준비 했다. 차에 응가는 그만 해주길 바라면서 :)
새들이 따뜻하고 든든하게 쉬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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