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리뷰 :)
올해는 가정내, 국가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올해 아빠가 사고가 났다. 전지 작업을 하다 나무에서 떨어졌고 원래 있던 목 디스크가 악화되어 신경 손상으로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막막함, 두려움 등이 몰려왔다. 병원에 있는 아빠 모습을 봤을 때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하나의 감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것이 3월초였다. 우리는 주로 이천에서 논농사를 하고 있다. 말하자면 '임금님표 이천쌀'을 생산하는 것이다. 농사는 4월 초 부터 시작을 한다. 어릴 때 부터 가족들을 도와 논농사를 했다. 4월에는 흙담기, 볍씨 넣기 등의 일이 있다. 5월에는 모내기다. 나는 쌀농사는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이건 정말 큰 오산이었다. 그 외에 해야할 것들이 많았는데 그 모든 것을 아빠가 혼자 했다. 논농사에서 아빠의 부재는 너무 컸다. 달마다 해야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고 자라난 '모'와 '피'를 구분하지 못했으며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물 관리를 해야했고 비가 오지 않으면 논 바닥이 마를까하여 물을 제공해야했다. 게다가 올해는 긴 장마로 인해 논이 강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자연 재해에 대한 허망함이란..
그래도 벼들이 잘 견뎌줬다. 칭찬해. 이런 위기가 지나고 수확철이 되었다. 올해는 10월 초에 수확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때 보다 조금 이른 시기의 수확이었다. 이유는 쌀의 품종을 바꿨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알찬미'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햅쌀을 얼마전에 받았다. 다른 때 보다 기분이 달랐다. 올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일까?
우리가 받은 쌀은 '비매품'이다. 예전에는 농가에서 먹을만큼 남기고 나머지는 수매했다. 수매곡식이라 하는데 정부가 개인으로부터 사들인 곡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먹을 만큼의 곡식은 어떻게 관리했을까? 각 가정에 농산물을 말릴 수 있는 건조기가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벌크라고 불렀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해가 좋을 때는 밖에 널어놓고 말리고 해가 좋지 않을 때는 벌크를 이용해서 말렸다. 이것의 단점은 골고루 마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관리하면 곰팡이가 생긴다거나 묵은 쌀이 된다거나 여러가지 좋지 않은 점이 많았다. 이제는 각 지역 라이스센터에 먹을 만큼의 쌀도 맡긴다. 그리고 먹고자 할 때 연락하여 비매품 봉지에 담아 가져온다. 모두의 쌀이 섞인 것이지만 어느 농부하나 정선없이 만든 쌀은 없기에 똑같다. 덜말린 쌀을 먹거나 썩은 쌀을 먹을 일이 사라졌다. 어릴 때 묵은 쌀을 많이 먹어서 묵은 쌀 냄새를 잘 알고 있다. 가끔 막걸리에서도 묵은 쌀 냄새가 나는데 사람들은 그것이 누룩 냄새라 오해한다. 하지만 다년간의 묵은 쌀과 상한(?) 쌀의 일부를 섭취한 결과 그것은 누룩 냄새가 아니다. 독특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천 쌀이 비싸지만 맛도 좋고 윤기도 좔좔 흐르고 정말 다르다. 한번 쯤 이천쌀을 드셔보시길 권한다. 다름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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