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MALL 습작 노트6 2021.07.02. 에세이 집 어린 아이는 집을 커다란 성채라고 생각한다. 외부로부터 안전은 물론이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채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가족으로 여긴다. 그것이 생명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이 없다. 어린 시절 나의 성채는 왁자지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갓 말린 이불처럼 보송한 곳이었다. 이런 나의 성채가 외부인의 침입으로 무너진 적이 있다. 외부인은 침입도 모자라 나의 동생같은 강아지를 죽이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꽤 오랜시간 무너진 성채 안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만 했다. 결혼을 얼마 앞두고 지역의 아파트로 나가 살게 되었는데 견고한 아파트가 어찌나 든든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아파트에서 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매일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잠들기를 반복했다. 견.. 2021. 7. 4. 2021.07.01. 에세이 처음 방학이면 엄마는 으레 우리 삼남매를 서울 사는 이모 집에 보냈다. 이모는 아들 둘이 있었는데 나보다 위로 9살, 11살이 많았다. 당시 오빠들은 대학생이었고 방학을 맞아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어린 동생들이 귀여웠는지 아니면 자신이 멋지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피자를 사주겠다고 했다. ‘야 못난이들 피자 먹어봤냐?’ 웃으며 피자를 아느냐는 식의 질문을 했다.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응 피자 알아’ 오빠는 재차 물었다. ‘진짜 먹을 수 있어?’ 이번에는 바닥을 보며 대답했다. ‘응 나 자신 있어’ 피자는 알고 있지만, 먹어 본 적은 없었다. 피자는 어떻게 먹는 것인가. 쿵쾅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째깍거리는 시계와 현관 문을 한 번씩 번갈아 볼 쯤.. 2021. 7. 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