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MALL 꼬불꼬불1 2021.07.03. 에세이 라면 아홉 살 무렵의 어느 주말, 엄마가 점심으로 라면을 내왔다. 그러나 아빠는 면이 얇고 뽀얀 국물의 국수를 드셨다. 이상하게 아빠는 항상 라면 대신 국수였다. 라면은 종류도 다양하고 때로는 까맣게 비벼먹을 수도 있는데 왜 하필 국수만 고집할까. 가족 모두가 같은 음식을 먹었으면 하는 생각에 아빠의 국수는 항상 거슬렸다. '아빠는 나이가 많아서 그래, 라면은 어린이나 먹는 음식이야'라고 치부하곤 했다. 아빠도 라면을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맛있는 라면을 말이다. 그리하여 아빠를 설득하기로 했다. '아빠, 오늘은 같이 라면 먹자, 응?' 아빠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고개를 바짝들고 말을 했다. 아빠는 아래를 내려다 보고는 씨익 웃기만했다. 몇날 며칠을 쫓아다니자 아빠는 귀찮았는지 나를 봉당에 앉혀놓고.. 2021. 7. 4. 이전 1 다음